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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일지

현직썰) 승무원 국내/해외스테이(레이오버)의 현실

by LUCKY YOU 🍀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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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직시절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댓글로 질문주신 내용 중에 승무원 해외스테이(레이오버)관련 질문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 호텔방은 혼자 쓰는지/같이 쓰는지
  • 같이 쓸 경우 크루 간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 해외스테이동안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 구체적인 질문이었는데, 하나하나 답변 나눠볼게요 :)

 

 


 

 

 

보통 승무원 준비하고 꿈꾸면서 이런 로망 많이 가지시죠

 

 

여기저기 캐리어 끌고 비행다니면서

호텔에 머물고 뽀삭뽀삭 호텔침구 너무 좋고

다음날 아침에 여유롭게 조식먹고 커피마시고

해외스테이 할 경우 숙식 공짜로 제공받으며 자유롭게 해외여행하고

혼자 쓰는 공짜호텔방에 친구나 가족들 초대해서 함께 시간보내고 여행하고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국내스테이(서울/대구/울산) 모두 5성급 호텔에서 머물며

공짜 디너뷔페 먹고 ㅠ

호텔빵도 회사에서 제공해준 식권으로 사먹고~

호텔객실도 어떤 날은 스위트룸으로 제공돼서(원래는 기본 스탠다드 객실) 호캉스 누리고

다음날 조식 아침 일찍 먹고 커피마시며

여유롭게 호텔 산책하고~(서울 메이필드 호텔 정원,잔디밭 존예에요^_ㅠ)

호텔사우나도 하고 어떤날은 수영복 챙겨가서(수영이 취미입니다) 수영장 쓰고ㅎㅎㅎ

동기들 같은날 같은호텔 머물면 연락해서 모여가지고 같이 야식시켜먹고 ㅋㅋ

 

참! 좋았네요

 

 

해외스테이는 다낭/홍콩/하노이/싼야/코타키나발루/괌/세부/마카오/씨엠립 해봤는데

(모든 국제선 다 스테이하는건 아닙니다! 보통 퀵턴비행(도착하고 스테이없이 바로 돌아오는 비행)이 대부분이에요)

보통 짧게는 24시간 스테이하고, 길게는 3박~4박도 해봤네요

 

다 좋죠 ㅠ

항공료/숙박/식사에 돈1도 안들이고 해외에 간다는게ㅎ_ㅎ

 

심지어 돈을 벌면서 가는거죠

왔다갔다 비행하는거 수당 + 스테이하면서 머무는 퍼듐(출장비 개념입니다. 어쨌든 업무때문에 나와있는 것이니)

정말 미친 직업같기는해요 지금 글쓰면서도 새삼 놀랍네요 ㅋㅋㅋ(추억에 잠김)

 

 

 

좋습니다

여러분들의 로망 그대로에요

 

 

 

하지만 여기서 단 한가지 변수는 ...

'사람'

이죠

 

 

아시잖아요

아무리 갓생이어도

거기에 함께하는 사람이 별로면 나락인거 ..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다낭스테이 비행이 나왔고(실제 제 최애노선이었습니다^_^)

심지어 3박4일 엄청 길게 스케줄 나왔는데

거기에 함께하는 멤버가 '최악의 멤버'다

...

그럼 그냥 안가고 싶어요 

......^_^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트루입니다

 

 

 

예를들어 이런겁니다

 

함께가는 비행팀의 매니저(사무장)가 정말 중요한데

매니저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1. 배려왕 친절왕 엔젤매니저님
  2. 살갑진 않더라도 완전 노터치하는 쏘쿨매니저님
  3. 하나부터 열까지 함께해야하고 케어필요한 투게더매니저님  

 

이 중 가장 선호하는 타입은 ?..

단연 2번입니다 쏘쿨매니저님

 

그리고 최악은?

네 예상하셨겠지만 3번이죠 투게더매니저님  

 

1번 유형의 엔젤매니저님도 좋습니다 

스테이할때 크루들 하고싶은거 다 해라~ 배려와 존중의 타입

 

근데 저는 겪어보니 그냥 크루들 뭐하던지 1도 관심없고 상관없는 쿨한 매니저님이 가장 편하더라고요

착한매니저님은 너무 좋으시다보니

내가 막 저절로 스스로 챙겨드리고 싶어지고 함께하고싶어져요 ㅎ_ㅎㅋㅋㅋ(고로 자유롭진않음)

 

 

아무튼! 3번 투게더매니저님 유형을 보겠습니다

이런 경우 말그대로 비행시작부터 스테이하는 동안, 그리고 마지막 돌아오는 날까지!

모-두 챙겨드려야해요

거의 광희급 프로수발러 ㅋㅋㅋㅋ

 

비행때도 매니저님 기분은 어떠신지 알랑방구,비위 맞춰드려야하고

스테이하는 동안에도 '같이 조식 드시겠습니까~'하며 연락드리면서 챙겨드려야하고

밥도 같이 먹어야하고 쇼핑 원하시면 따라다녀야하고 

현지에서 택시(우버) 내가 다 잡고 사진도 찍어드려야하고 ^_^ ..!

 

 

진-짜 구체적으로 적어보았습니다 네..

이런겁니다

 

아무리 좋은 스케줄의 최애노선 비행나와도 이런 매니저님으로 나오면

그 비행날 태풍오길 바라게됩니다 ^_^ ... 정말 .. ㅋㅋㅋ

(참고로 태풍오는날은 승무원들 쉬는날이에요 결항=휴무)

 

근데 사실 저런 매니저님 케어 이런 부분은

신입승무원, 막내들이 하는건 아니고

보통 가장 시니어선배님들이 하십니다

거의 전담마크 ..

실제로 시니어선배님들 비행경험도 많으시고 매니저님들이랑 친한게 보통이셔서

정말 매니저님이랑 다니는거 좋아하시는분들도 계세요 ㅎㅎ

그러면 막내승무원 입장에선 너무 감사하고 ㅠ 시니어선배님 짱짱☆

(근데 반대의 경우엔 .. 막내가 매니저+시니어 모두 케어해야하는 상황이 될수도있죠 ^_^ ..ㅎㅎ)

 

 

 

아무튼 !

 

제 경험담을 말씀드리면

저는 개썅마이웨이 유형이었습니다 ..

 

제가 워낙 독립적인 성향이기도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아주 즐기는 타입이라 ㅎ_ㅎ

 

스테이 처음 다니기 시작할때는 저도 크루들이랑 다니고 시간도 함께 많이 보냈는데

어느정도 짬 생긴뒤에는 최대한 벗어나서 혼자 다니려고 했네요 :)

 

 

그러던 어느 날

크루들과 함께하길 좋아하시는 매니저님과의 스테이였어요

다들 당연히 매니저님과 함께하는 일정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냥 혼자 해변보고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서 빈둥대고 싶은거에요

그래서 그냥 "저는 혼자 ~가서 시간보내고 오겠습니다" 이야기하고

쏙 빠져나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수영장에서 혼자 피자시켜먹고 수영도하고 띵가띵가 여유로운 꿀같은 오후를 보내며 힐링했습니다

당시에 매니저님 포함해서 다들 벙찐 표정이었던것 같은데 딱히 뭐라고 하진 않으셨어요

 

근데 나~중에

어쩌다 동기통해서 건너건너 전해들은 이야기 ..

그 매니저님이 비행다니면서 그 이야기를 하고 다니신다고 ㅋㅋㅋㅋ

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어떤 후배는 혼자 ~간다고 하고 따로 다녔잖아~~' 이런식으로?

 

ㅎ_ㅎ 그랬다는 이야기 ~

 

뭐 어딜가나 여자집단이라면 모름지기 이렇게 말많고 탈많고 그렇잖아요

그런겁니다 ..!

 

 


 

 

이게 레이오버 이야기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지네요

아직은 다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ㅎ_ㅎ

 

 

 

마지막으로 스테이관련 호텔방 어떻게 쓰는지 이야기를 적어보면 !

 

신입승무원 즉 막내들은 모두 방 '같이'씁니다

기본 두명 승무원이 호텔방 하나 같이 쓰는것이지요

그냥 비행 1~2년차때는 방 같이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4년차는 운 좋으면 한번씩 혼자 방쓰고

시니어승무원부터는 방 혼자써요 매니저님처럼 ㅎㅎ

기장들은 뭐 .. 당연히 방 하나주고요(기장이든 부기장이든)

 

막내시절 그나마 동기랑 방같이 쓰는게 제일 편했죠

(근데 또 별로 친하지 않거나 잘 안맞는 동기랑 쓰면 스테이 내내 말1도안할수도 있음 숨막ㅎㅕ...^_^..)

선배님이랑 쓰면 이제 불.........편......

 

화장실 쓰는 것도 물기없이 깔끔하게 써야될것같고 ㅠ

통화도 자유롭게 못하고

자는시간/일어나는시간 선배님 루틴에 맞춰야만 할 것같고 ..

(물론 이게 선배님이 대놓고 요구하고 그런건 아니에요 그냥 막내특성상 눈치보게되는거 ..)

그런겁니다

 

 

실제로 그 .. 호텔방 함께 쓸때 

승무원들이 하는 매너? 관습? 같은게 있는데

객실 들어서자마자 객실슬리퍼랑 옷걸이 침대위에 셋팅하기

냅킨 한장씩 뽑아서 셋팅(그 위에 귀걸이,시계,헤어망 이런거 놓습니다)

이런거 .... 있어요 ㅋㅋ

 

근데 이건 뭐 그냥 나중에는 자동으로 하게되는거라

기계적으로 합니다 누가 먼저랄거없이(선배든 후배든)

갑질 이런건 아니에요 (좋은 선배님들이 훨씬 많아요ㅠ사실)

 

 

진-짜 좋은 선배님들은 방같이 쓰는 후배 불편할까봐

같은날 방 혼자쓰는 동기들한테 연락해서 일부러 거기가서 주무세요 ㅠㅠ 진짜 배려왕 엔젤 선배님 ..ㅠ

 

안좋은 선배님은 네..

후배랑 같이 방쓸때 후배가 있든없든 계-속 통화하고 TV틀고 

붙잡고 하소연,넋두리(남친과 헤어진 이야기, 불평불만, 징징대는 등)해서 다 들어줘야하고 

이랬던것 같네요 

 

 

 

결국

승무원으로 비행하면서 '혼자만의 시간 가질 수 있냐/없냐'는 본인의 선택인것 같습니다

다른 크루들의 애정 듬뿍 받는 사회생활 1등 승무원이 될것이냐,

아니면 적당한 선 유지하며 자유로운 크루라이프를 즐길 것이냐,

선택입니다 :)

저는 초반엔 전자였는데 나중엔 정말 ㅋㅋㅋㅋ 개썅마이웨이 후자가 되었네요

혼자 다닌다고 미리 선포하고 

룰루랄라 혼자 마사지·네일 받으러 다니고

~ 조식도 혼자먹고 호캉스 누리며 좋아하는 책보거나 수영하고 ~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했습니다 :) 후회없음!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쓰는 글이고 포스팅인데

어느 순간 제가 쓰면서 추억팔이하며 즐거워졌네요 :)

감사합니다(꾸벅)

 

또 현직생활 관련해서 궁금한 디테일한 부분들 얼마든지 질문남겨주세요

 

오늘도 여러분

예쁜행운 듬뿍 받아가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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